경제

환율관찰대상국: 기준과 의미, 그리고 한국의 재지정

porobono 2024. 11. 1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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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15일, 미국 재무부는 한국을 환율관찰대상국으로 다시 지정했습니다. 이는 지난 1년간 환율관찰대상국에 포함되지 않았던 한국이 재지정된 것으로, 그 배경과 의미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환율관찰대상국이란?

먼저, 환율관찰대상국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환율관찰대상국(Currency Manipulation Watchlist)은 미국 재무부가 매년 반기 보고서를 통해 발표하는 리스트로, 주요 교역국들의 환율 정책을 면밀히 관찰하고 분석하기 위해 지정된 국가들을 의미합니다. 이 리스트에 포함된 국가들은 환율 정책이나 외환 시장에서의 개입이 미국의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감시 대상이 됩니다.

미국 재무부는 매년 주요 교역국의 경제적 거시 지표와 환율 정책을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환율관찰대상국을 선정합니다. 만약 특정 국가가 환율을 조작하거나, 불공정하게 자국 통화를 평가절하하는 등의 행동을 한다면, 미국은 그 국가에 대해 제재를 가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게 됩니다.

환율관찰대상국 선정 기준

미국 재무부가 환율관찰대상국을 선정하는 기준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대미 무역흑자 150억 달러 이상
2. 국내총생산(GDP)의 3% 이상 경상흑자
3. 최근 12개월 중 최소 8개월의 달러 순매수액이 GDP의 2%를 넘는 경우

이 세 가지 기준 중 두 가지 이상을 충족하면 해당 국가는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됩니다. 이 기준들은 그 나라의 무역상황환율정책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설정된 것입니다. 

1. 대미 무역흑자
대미 무역흑자는 해당 국가가 미국과의 무역에서 얻는 수출액이 수입액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국은 무역흑자가 과도하게 지속될 경우, 그 국가가 자국 통화를 의도적으로 평가절하하여 경쟁 우위를 확보한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2. 경상흑자
경상흑자는 나라의 총 경제 활동에서 발생하는 해외 거래에서 얻는 수익이 지출을 초과하는 상태입니다. 이는 해당 국가가 해외에서 얻는 수익이 많아, 외환시장에 일정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중요한 지표입니다.

3. 달러 순매수액
달러 순매수액은 그 나라의 중앙은행이 외환 시장에서 달러를 매수하는 양을 말합니다. 이 수치가 과도하게 높을 경우, 그 나라는 자국 통화를 낮추기 위해 인위적으로 달러를 사들이고 있다는 의혹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국의 재지정 이유

한국은 2023년 11월까지 환율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된 상태였으나, 2024년 11월 발표된 재무부의 보고서에서는 다시 환율관찰대상국에 포함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대미 무역흑자
한국은 2023년 380억 달러였던 대미 무역흑자가 2024년에는 500억 달러로 늘었습니다. 이는 한국이 여전히 미국과의 무역에서 큰 흑자를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국은 무역흑자가 지속되면, 해당 국가가 환율을 조작하여 경쟁 우위를 확보하려고 한다고 의심할 수 있습니다.

2. 경상흑자
한국은 지난해 대미 경상수지 흑자가 GDP의 3.7%에 달하는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경상흑자는 해외에서의 수익이 자국 경제의 크기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미국은 이러한 경상흑자가 지나치게 높을 경우, 해당 국가가 자국의 통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절하해 무역에서의 경쟁력을 높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외환시장 개입
보고서에서는 한국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약 90억 달러를 순매도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한국이 자국 통화인 원화의 가치를 낮추기 위해 외환 시장에서 일정한 개입을 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이 금액은 한국 GDP의 0.5%에 불과해, 환율조작국으로 간주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미국 재무부는 한국에게 환율 개입을 예외적인 경우에만 제한하라고 당부했습니다.

환율조작국과 환율관찰대상국

환율관찰대상국에 지정된다고 해서 반드시 환율조작국으로 분류되는 것은 아닙니다. 환율조작국은 그 나라가 의도적으로 자국 통화를 과도하게 절하시켜 무역 우위를 점하려고 시도하는 국가를 의미합니다. 반면, 환율관찰대상국은 환율 정책에 대한 감시와 분석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국가들입니다.

2024년 보고서에서 미국 재무부는 한국은 환율조작국이 아니며, 불공정한 교역 우위 확보를 위한 환율 조작은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다만, 중국에 대해서는 여전히 환율 조작 우려가 있어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한국의 대응과 향후 전망

한국은 이번 보고서에서 환율 개입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외환 시장에서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지나치게 원화를 절하시키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셈입니다. 한국 정부는 미국 재무부의 우려를 반영해, 외환 시장 개입을 예외적인 상황에 한정할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2024년 11월 발표된 이번 보고서는 바이든 행정부 하의 마지막 환율 보고서입니다. 2025년부터는 트럼프 행정부 2기 하에서 새로운 환율 정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첫 번째 임기 동안 중국과의 ‘환율 전쟁’을 선포한 바 있으며, 향후 무역 흑자가 큰 국가들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은 1년 만에 미국 재무부의 환율관찰대상국에 재지정되었습니다. 이는 한국이 대미 무역흑자와 경상흑자 기준을 충족했기 때문입니다.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되었다고 해서 환율 조작국으로 간주되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은 향후 외환 시장 개입을 자제하고, 안정적인 환율 관리에 힘쓸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2025년부터는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새로운 경제 정책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어, 한국과 미국의 경제 관계는 더욱 중요한 변수로 떠오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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